[다섯 번째 마시다] Erdinger - Natur Radler

뮌헨 동북쪽 S-Bahn 종점에는 에르딩 이라는 마을이 있다.

오 익숙한 이름?

 

맞다.

에딩어(혹은 에딩거, 에르딩거, 에르딩어 뭐든... 난 끝에 '거' 발음이 정말 싫다)는 

한국에서도 제법 인지도가 있는 맥주 브랜드다.

 

우리 아빠도 내가 뮌헨 간다고 했을때 에딩어 맥주가 그렇게 맛있다고 

몇 번을 말하셨을 정도니깐.

(저도 알아요 아버지ㅋㅋㅋ)

 

근데 사실 에르딩어가 공식 상호는 아니라는걸 알아차린 사람은 좀 드물다.

에르딩어 양조그룹의 풀 네임은 

'ERDINGER Weißbräu'

에딩어 밀맥주양조장 이라는거다.

밀 모양이 귀엽다

 

1886년에 처음 양조장 문을 열 때부터

여기는 밀맥주 양조장으로 시작했다.

지금 브랜드는 1949년부터 쓰던 상호명이 그대로 이어져온 건데,

아직까지도 밀맥주라는 정체성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나름 자부심을 가질만 한 그룹이긴 하다.

바이에른 밖으로 밀맥주를 공식 수출(?)한 첫 양조그룹이니깐.

독일놈들 가끔 보면 좀... 재밌다

 

서칭하다가 재밌는 개념을 찾아냈다.

Weißwurst Äquators '흰소세지 적도'

뮌헨지역에서 제일 많이 먹는 백소시지인데(징챠징챠 맛있다)

이걸 먹는 지역을 구분해둔 위도선을 장난삼아 부르는 선이라는것.

 

북위 49도 도나우 선상이라고 한다 ㅋㅋㅋ

그치만 진짜 적통은 뮌헨으로부터 반경 100km라고 ㅋㅋㅋㅋㅋ

 

참고로 위에 빨간 선은 프로이센-바이에른 정체성이 갈리는 선이라 하고

초록 선은 고지독일어와 저지독일어가 갈라지는 경계라고 한다.

(너네 왤케 선긋는걸 좋아하는데)

 

모쪼록 이 에딩어 그룹은 동서독 분단 당시에 동독에도 밀맥주를 밀어넣은 그룹이니

(우리랑은 달리 경제교류가 제법 있었다)

그래도 인정할 만 하다.

 

이곳 양조장의 공식 투어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는데 제법 괜찮다고 한다.

다만, S-Bahn 말고 갈 방법이 마땅치 않는데

한 시간이나 걸려서 아직까지는 엄두도 안내는중.

(두 시간씩 다른데는 잘만 다니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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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맥주 후기좀 쓰면서 역시 말이 길어지는 산책자.

나도 나이들면 조심해야겠다.

 

엄 그래서... 오늘의 후기 맥주는 독일의 자랑거리 'Radler'.

맥주에 레몬즙을 첨가해서 만드는 향긋한 음료수.

술 X 음료수 O

 

독일인 한국인 너나 할것없이 많은 친구들이 

'나 오늘 술 못마셔, 라들러 한 잔 할래' 등의 용례로 많이 활용한다.

 

잘 보면 위에 '맥주에 레몬즙'이라고 했지 '밀맥주에 레몬즙' 이라고 쓰지 않았다.

가만 보면 브랜드도 미묘하게 다르다!

 

ERDINGER Brauhaus ?

짝퉁이냐 너

 

뭐지, 이거 에딩어의 명성에 기묘하게 편승한 유사업체였나!

황급히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같은 사장아저씨 소유인건 확인할 수 있다.

뒷머리 숱이 유난히 많으신 분...

 

인터뷰를 하나 찾았다.

 

Q. 왜 에딩어 기존 브랜드 아래에 출시하지 않으시고?

A. 에르딩어는 밀맥주 전문 브랜드야 이눔아.

    우리가 에딩어 헬 이라고 팔면 사람들이 다 헬 밀맥주인줄 알아먹는다고.

    그래서 새로 하나 팠어. 

    에르딩어 헬이랑 라들러를 팔아보려함.

 

호오... 그런거였나

그러고보니 에딩어 자체 브랜드에서는 라들러라고 안팔고

'에딩어 레몬'이라고 팔고있는걸 봤다. 

 

뭐 이것 말고는 더 쓸 얘기는 없는듯.

 

그나저나 맛은... 아-주 맛도리다.

가볍고 상쾌한 라들러의 정석.

(라들러는 상호들간에 차이를 크게는 못느끼겠다마는)

추천함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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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수 : 2.6%

용량 : 500ml

용기 : 병

원료 : 물, 보리맥아, 홉, 레몬즙, 오렌지즙

혼합비 : 5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