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마시다] Giesinger - Festbier

그러고보니 독일에 온 만큼 이번 12월에는

크리스마스 캘린더 초콜릿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기다려봐야겠다.

 

누군가 시간을 얼릴 수 있다면 모를까,

인간세상과 곧 찾아올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란건 나뉘어질 수 없는 무언가다.

 

여름 햇살이 짙어지는 7월 말, 8월 초가 되면

뮌헨 마트 하나 둘씩 잘 보이는 곳에 Festbier라는 맥주들이 놓이기 시작한다.

이곳 사람들이 온 힘을 다해 준비하는 옥토버페스트를 말하는걸거다.

 

이번엔 그 중에 한 개가 눈에 들어서 골라와봤다.

 

Giesinger Festbier (기징어 축제용맥주)

 

기징어는 사실 뮌헨에 오기 전에 그렇게 많이 마주친 녀석은 아니다.

잘 모르지만 그냥 그날따라 떠들썩해보이는 맥주병이 마음에들기에 집어왔다.

발푸르기스의 밤이 생각나는 맥주 커버

 

호오... 집어올때는 자세히 보지 않았는데,

커버가 제법 마음에 든다.

 

회전그네를 타고 있는건 사람들이 아니라 이런저런 동물들이고,

아래 쇠사슬에도 지하감옥이나 락 공연장에서 볼법한(잘 모르지만) 소품들이 걸려있다.

마치, 이 맥주는 옥토버페스트가 아니라

발푸르기스의 밤에 헌정된 것이라고 외치는 느낌.

(오랜만에 베르니게로데에 가고싶은데,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갈 거리)

 

아쉽지만 커버와는 달리 맥주의 맛 자체는

저 날의 나와는 딱 맞아 떨어지지는 않았다.

 

같은 맥주를 여러 번 마시다보니,

어떤 날에는 이 맥주가 완벽히 내 취향인것 같았는데,

다른 날에 다시 찾으면 그 녀석이 '도로묵'같이 느껴질 때가 있어서... 

맥주 맛에 대한 평가는 그 날에 대해서만 한정짓기로 한 참이다.

 

여하튼 다음에는 축제맥주 말고 기징어의 역작이라고 평가받는

Giesinger Erhellung을 마셔보기로 하자.

Erhellung

 

Giesing은 뮌헨 정남쪽에 있는 구역인데, 

평화롭고 독일스러운 주택들이 모여있는 (내가) 살고싶은 곳이다.

(아직도 집이 없다 참고로, 서럽군)

 

 

기징에는 뮌헨에 마지막 한 개 남은 잘 보존된 신고딕풍 성당이 있다고 한다.

Heilig-Kreuz-Kirche, 즉 성십자 성당이라는데

저 성당 남쪽 교차로 대각선 방향으로 기징어 양조장이 있다.

시원한 맥주 한 잔 할 겸 조만간 한 번 동네구경이라도 가볼까 싶다.

출처 : 공식 홈페이지

 

공식 로고 색감이 참 쨍하고 예쁜데,

성십자성당이 예쁜 빨간색을 덧입고선 대문짝만하게 박혀있다.

 

성십자성당의 붉은 색을 뺀 녹색과 금색도 그냥 정한 색은 아니라고 한다.

창업주 아저씨가 TSV 1860 München 이라는 축구팀의 팬이라고 하는데

(아쉽지만 지금 3부리그에 있는것같다)

그 축구팀을 운영하는 그룹의 상징색이 녹색과 금색이라고 한다.

 

뭐가되었든 색 선정이 너무 맘에든다 :D

 

이 사장님은 요즘 한국에서도 심심찮게 보이는 바이엔슈테파너에서

양조를 배우다가 나와 직접 양조장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게 2005년이니 아직 20년도 되지 않은 애기 양조장이다!

(내년 혹은 내후년으로 20주년을 기념할텐데 벌써 기대됨)

1889년 이래로 뮌헨에 새로 만들어진 첫 양조장이라고 한다.

 

이렇게 말하면 기분나빠할 수도 있지만,

좋은 데에서 배워서 그런지 맛으로 인정받아서 짧은 시간안에

제법 확고한 입지를 다진것같다.

(물론 독일사람들은 바이엔슈테파너를 어르신들이나 마시는 거로 취급하는듯하다)

 

나도 그러고보니 퇴사했는데

뭐 하나 시작해볼까나

 

뭘 할지는 몰라도 할일없을때 로고나 한 번 그려보는것도 재미있겠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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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수 : 6%

용량 : 500ml

용기 : 병

원료 : 물, 보리맥아, 홉 그리고 시원한 뮌헨 바람 한 줌(공홈에 써있다, Münchner Lu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