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마시다] Schneider's Helles

정말 본의아니게 비슷한 탄생설화를 가진 맥주를

연이어 마시게 되었다.

 

밀맥주를 잘 만들고 있던 유명 양조그룹의 변심,

그리고 브랜드의 정체성 유지를 위한 새로운 상표의 출원.

 

딱 직전에 마신 에르딩어 라들러랑 너무 같은 이야기잖아!

 

어쩌면, 이미 같은 업종에서 성공 노하우와 일정 수준의 팬덤이 있는 기존 업체가 

사업 확장을 하는 이 형태가 일반적일 수도 있겠다.

 

사실 기징어같이 신생 양조기업이 

백지상태에서 얍 생겨나는게 더 이례적인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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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인공은 아는 사람은 알법도 한(에딩어처럼 유명하다고는 못하겠다)

슈나이더 바이세(Schneider Weisse) 그룹.

1872년부터... 맞다

 

여기도 어마무시한 가족기업이다.

 

좀 한국 정서에서는 조금 징그러운건, 

1817년생 게오르그 슈나이더 1세 고고고고조 할아버지부터

지금 사장인 게오르그 슈나이더 6세까지

역대 사장은 모조리 게오르그(이름) / 슈나이더(성) / n세였다는것.

 

그리고 한 인터뷰에서 기어코 찾아냈는데, 

지금 사장 아들도 이름이 게오르그란다.

(마트료쉬카냐고...) 

 

진짜 진짜 공식 상호명은 

Schneider Weisse G.Schneider & Sohn GmbH 이니

상호명 대로 잘 이어져나가고 있는 정직한 기업(Sohn은 아들이다).

 

너무 tmi지만, 저 상호는 2차대전 직후에 등록된거니

상호명에 G.Schneider는 아마도 4세 증조부 되실거다.

Original

 

가장 유명한 라인은 슈나이더 바이세 오리기날.

그치만 내 기억에 이 브랜드가 강하게 각인된건

Aventinus Eisbock 이라는 12%짜리 맥주 라인업을 보유한 훌륭한 기업이기 때문.

도수가 무려 12%

 

이 글을 읽는 사람들중에 

언젠가 이 맥주를 마주친다면 꼭 한 번 마셔보기를 권한다.

점도높은 밀맥계 궁극의 경지를 체험할 수 있다.

 

(그나저나 글을 읽고싶어서 들어오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네.

그렇게까지 잘은 모르고 쓰기 시작한 일기장인데 

인위적으로 굴리는 블로그들이 너무 많고

그런 사람들은 봇같은걸 돌리는지 댓글도 다 똑같은게 좀 허무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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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 또 삼천포...

뮌헨으로 돌아오려면 너무 먼 길이니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

 

여하튼, 이 슈나이더 바이세 그룹에서도

결국 헬레스를 출시하고야 말았는데, 

직전 글과 정확히 같은 사유로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했다.

기존 문장에 원형을 덧씌운 형태

 

정확하게 딱 헬레스 맥주만 취급한다.

 

탄생 설화(약간 가공된것같은 냄새가 난다)는 다음과 같다고 한다.

6세 아버지의 인터뷰 내용이다.

 

"25살먹은 우리 아들내미(게오르그)가 얼마전에 저한테 오더니 이래 말하더라구요.
'파파, 친구들이 요즘 다 헬레스만 마셔, 왜 우리는 가벼운(klug라고 했다) 라인 없어?'
근데 아시다시피 우리는 밀맥주를 만드는데 그게 또 상면발효잖아요.
하면발효 맥주 공정으로 바꾸는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 근데 이놈시키가 포기할줄도 모르고
가족모임에서 즈그 할아버지(5세) 앞에서 또 땡깡을 놓는거예요.

문제는 우리 아버지가 거기에 또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아버지 왈, '슈나이더 가문은 사실 40년 전까지 하면발효를 했단다'

심지어 아빠는 잘 버리지도 못하는 성격이라 레시피까지 갖고 계시더라구요"

 

 

뭐 그렇다고 한다...

내 생각에는 그냥 실상은

요즘 헬 맥주를 더 많이 찾는건 사실이니만큼 

라인 확장이 하고싶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상온에서 발효시키는 상면발효법이

발효중에 저온 유지가 아주 중요한 하면발효보다 더 전통적인 방법이기도 하고...

(밀맥주는 상면발효로 만드는데 엄밀히 따지면 에일맥주다)

 

그나저나 저 할아버님은 2021~22년에 Helles 맥주를 런칭하시고

2023년에 돌아가셨다고 한다.

(부디 Hell이 아니라 Heaven에 가셨길, RIP)

 

나름 성공작이라는 개인적인 평가.

다른 맥주들이랑 크게 다르지 않다.

특별할 것도 없지만, 새로 런칭한 브랜드가 기존 헬들이랑 비벼지는것도 성공 아닐까.

차마 Schneiderer는 못했나보다 ㅋㅋ Schneider's네 (물론 지역명이 아니라그렇다)

 

놀랍게도 우리나라에도 들여가는 수입사가 한 군데 있는것같은데,

'최고 품질의 원료를 사용(할러타우 홉 + 켈하임 지역 몰트)' 한다고 홍보중이다.

어떻게 보면 맞고 어떻게 보면 좀 과장인것같다 ㅋㅋㅋ

 

할러타우(Hallertau)라는데는 좀 굉장한 곳이 맞긴 하다.

마을의 이름은 아니고 특정 지역들을 아우르는 영역의 이름인데,

 

잉골슈타트(Ingolstadt) & 프라이징(Freising) & 란츠후트(Landshut) & 켈하임(Kelheim)

이렇게 네 도시를 각 꼭지점으로 네모를 그린 다음

좌우 양 끝을 적당히 끄집어 내면 딱 할러타우가 된다.

Hallertau 영역도(확대해서 봐야 글씨가 보일텐데)

 

할러타우 홉은 최고품질이 맞긴 하다.

근데 그렇다고 여기 홉을 사용한다는게 마냥 특별한 비결은 아닐 수도 있다.

 

어... 이 부근에서는 진짜 사실상 홉만 재배한다고 봐도 좋다.

(진짜 가도가도 홉 밭인걸 내 눈으로 확인한 적이 있다)

 

세계 홉 생산량중에서 독일이 차지하는 지분이 1/3정도 되는데,

그 중에서도 80% 이상이 여기에서 나온다.

 

그니깐 어림잡아 전 세계 맥주의 1/4은 어차피 할러타우 홉을 쓰고있다.

 

몰트는 잘 모르겠다.

켈하임 몰트 유명한가? 애초에 켈하임을 처음들어봤는걸 나는

 

그래도 원료를 양조장 바로 옆 동네에서 생산하니

느낌쓰는 좀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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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수 : 4.9%

용량 : 500ml

용기 : 병

원료 : 물, 보리맥아, 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