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세비야] 두 종교가 함께 빚어낸 인류의 걸작, 세비야 ③ (대성당편)

다시 말하지만 세비야 대성당을 따로 할애해서 포스팅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사진도 깔끔하게 성당 내부 두 장, 히랄다탑에서 바라본 세비야 풍경 세 장만 준비했었다.

그런데, 세비야가 너무 예쁜 나머지 포스팅들이 생각보다 조금씩 길어지는걸 어째...

 

세비야 대성당과(충분한 시에스타) 저녁식사만 남겨둔 채로 앞 포스팅이 끝나버린 관계로

오늘 결국 사진도 몇 장 더 준비하고 그러고서 다시 돌아왔다.

결코 내가 랜드마크나 종교에 미친 사람이 아니라는것.

 

오히려 사실 그런것과 거리를 두는 유형이긴 하다.

랜드마크나 종교는 사실 표현의 강도가 아주 강한 인간의 두 창조물이다.

뚜렷하게 드러난 표현은 사실 내게는 약간 거부감을 유발하기 쉬운 요소다.

내 산책일기의 행선지들을 놓고 보면 순한맛 중독자임을 알 수 있을거다.

 

나도 사실 가까운 사람이라면 익히 알아주는 한고집 하는 사람이다마는

거꾸로 내 주장을 밖으로 내세우는거는 극도로 꺼린다.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사람마다 다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이 따로 있을텐데

함부로 거기에 대고 훈수를 둔다는게 쉽지가 않다.

심지어 내 생각(혹은 종교가)이 '옳음'에 가깝다는 확증조차 없는게 현실이기에 더 그렇다.

 

내 종교관도 대체로 개인종교 성향을 띄는데

종교생활이 집단 안에서 이루어질때 대체로 내게 있는 불확신을 스스로 해결해내지 않고

사람의 체취와 온기로 덮어두고선 마치 확신에 가득찬것처럼 행동하는게 싫어서다.

심지어 그 확신없는 내 믿음을 들고 타인을 향해 전도 등의 행위에 나서는건

내겐 심각한 자기기만에 해당한다.

(심지어 종교적 색채가 담긴 축복인사 조차도 꺼리는데, 메리크리스마스가 한계선)

 

이런 얘기를 털어놓았던 한 친구가 그냥 회피적인게 아니냐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는데

사실 회피적인것도 사실인것 같다.

그래도 덕분에 포용적이기도 하고, 대체로 잔잔한 인생을 잘 누려왔다.

이런 면이 어쩌면 독일과 잘 맞는것 같기도 하다.

 

어쩌다보니 선호하지 않는 조금 불편한 이야기로 글을 시작하게 되어서 지울까도 싶었는데

막상 오늘 주인공이 될 세비야 대성당도 어찌보면 포용의 상징이기도 해서 

부끄럽지만 그냥 남겨두기로 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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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쪽 골목에서 걸어가다보면 보이는 히랄다탑

 

사실 점심을 먹고 나서 잠깐 민박집을 들렀었는데

대체 왜 들렀는지, 들러서 무얼 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ㅋㅋㅋ

두 달의 간극이 이렇게나 무섭다 ㅠㅠ

원래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걸 잘 까먹어버리는 성격이기도 해서...

 

여하튼 그래서 이번에도 히랄다탑의 북쪽 얼굴을 보면서 대성당으로 향했다.

대성당 입구는 히랄다탑 쪽에 있다고 했는데 그 덕분에 찾아가는게 정말 수월했다 :D

다른데 있었으면 입구를 찾아서 상당히 돌아야 했을수도 있을거다.

세비야 대성당은 정원까지 포함해서 동서방향 100m, 남북 약 135m정도 되는 초대형 성당이다.

 

동행분 핸드폰에 들어있는 e-티켓을 보여주면서 쉽게 안으로 입장할 수 있었다.

참 세상이 편해졌단말이지...

 

악어가 매달려있는 입구를 통과하니 역시 오렌지가 한아름 열린 정원이 보였지만

이어폰 속의 가이드 선생님이 어차피 다시 올테니까 성당으로 들어가시라 해서 순순히 따랐다.

우리는 '투어라이브' 라는 어플을 받아서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며 돌아다녔다.

(광고 아님)

 

이런 거대한 공간에는 그 크기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깃들어있기 마련이라

누군가의 설명이 좀 필요하긴 할텐데,

진짜 인솔 가이드는 가격대가 좀 아쉽고(특히 상술했듯이 나는 잘 까먹는사람이라 더 아쉽다)

성당에서 제공하는 오디오 가이드는 한국어도 없는듯한데 듣기평가는 질색인지라 ㅎㅎ

 

둘이 함께 2만원으로 잘 즐겼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관

 

가이드 선생님은 두괄식을 선호하시는 분이었던것같다.

유서깊은 성당이라는 곳이 으레 그렇듯 사실 거대한 공동묘지라고 해도 딱히 틀린 말은 아닌데

이 선생님은 정말 들어가자마자 콜럼버스의 묘지, 엄밀히 말하면 콜럼버스의 관으로 우리를 끌고갔다.

 

정말 독특하게도 마치 장례행렬이라도 되는것마냥 네 사람(왕이라고 함)이 관을 들고 있는데

콜럼버스 아저씨 유언 때문이라고 한다.

전폭적인 지지자 이사벨라 여왕이 죽고난 후에 스페인이 지원을 끊어버렸는데

단단히 삐진 이 남자가 생전에 남긴'죽어도 스페인땅은 다시 안밟겠다' 는 발언을 존중했다고 한다.

(아니 근데 이게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받아들일 발언이었을까...?)

 

처음 사후에는 섬나라 도미니카에 묻혔었는데, 

한 번 다시 섬나라 쿠바로 이장되었다가 

1898년 에스파냐 제국의 몰락의 선언문과도 같은 스페인-미국 전쟁의 결과로 

그 소중한 쿠바마저 (당시 스페인 입장에서) 벼락부자 신교도들에게 넘어가면서 

콜럼버스 묘를 황급히 빼왔다.

 

그리고 이렇게 띄워버린거다...

 

그게 콜럼버스의 남미대륙 상륙 406년 만의 일이었다.

 

내 블로그 url에도 406이 들어있어서 한 번 써봤다 ㅋㅋㅋ

물론 내 주 관심분야 밖의 일인 스페인의 남미지배 역사를 드러낸건 아니고

의미있는 방 번호다 :D 

대성당에 들어서면 그 규모에 압도당할 수밖에 없다

 

세비야 대성당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성당이라고 한다.

바티칸에 성 베드로 성당을 넘어서는 성당을 지을 수 없게 되어있으니 그게 넘버 원이라는건데

그곳을 포함해서 정말 이곳저곳 많은 성당을 누벼봤지만 

개인적으로 규모에 압도되는 느낌은 여기 세비야성당이 제일 강했던것같다.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의 광장방향 창

 

성 베드로 성당에서 위에 사진을 찍으면서도 충분히 압도당하면서 찍었는데

세비야 성당에 들어간 이후로 내 자체적으로는 그 위용이 좀 상해버렸다 ㅋㅋㅋ

 

세비야 성당이 이렇게 거대한 느낌을 주는 데는 아마 원래의 본체가 

무와히드 왕조의 모스크로 만들어진 영향이 클것같다.

유럽의 성당이나 교회 건축은 기본적으로 가로가 긴 십자가 모양을 하고있는 반면

돔이 보편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이후의 모스크 건축에서는 대체로 

돔을 떠받치기 위한 정방형의 구조가 애용되었으니 공간감이 제법 다를 수밖에 없다.

사진만 딱 던져두면 나는 절대 여기가 성당이라고 안할거다

 

세비야 대지진으로 일부가 무너져서 대대적으로 재건(대증축)했다지만

아직도 대성당 안에서는 이슬람 모스크의 흔적을 은근히 찾아볼 수 있었다.

이슬람의 거의 모든 종교건축에서는 이런 안뜰이 있다.

그리고 그 안뜰에는 대체로 분수나 샘, 혹은 작은 욕장같은게 있어야 한다.

많은 종교에서 '정화' 를 상징하는 물은 이슬람에서도 '우두' 라는 예배전 정화의식에 필수적이다.

 

가톨릭 성당에서는 성당 입구에 비치된 수조에 들어있는 성수로 성호경을 긋는 것으로 충분해서

분수가 있는 실내안뜰은 전통적인 성당 건축에 포함되기가 어렵다.

 

사실 중세까지만 해도 오히려 로마제국시대가 낫다면 나을 정도로 일견 별볼일 없던 유럽에 비해

이슬람의 축조기술이란 놀라운 수준이었는데,

스페인의 가톨릭 세력들은 레콩키스타 과정 전반에 걸쳐서

이들이 확보한 이슬람 건축과 문화를 상당부분 남겨서 수용했다고 한다.

 

이질적인 무언가가 한데 모였을때 종종 이런 위대함이 탄생하는것 같다.

천장 장식이나 이 방의 존재 자체도 약간은 이슬람풍

 

이슬람 건축 장식의 꽃은 끝없이 이어지는 기하학적 무늬라고 했다.

이 방의 천장에도 기하학 무늬가 살짝 있는데

어차피 후대 가톨릭 세력이 만들었겠지만 약간은 이슬람풍이다.

그나저나 직사각형 틀 위에 얹어진 둥근 천장의 선이 정말 아름답다.

 

위에 잔뜩 늘어놓은 두 문화의 만남에 대한 찬사가 무색하게도

대성당 전체를 통틀어 내 마음을 가장 사로잡은건 

철저하게 스페인에 의해 유럽풍으로 만들어진 참사 회의실(Sala Capitular)과

그 공간으로 이어지는 곡선형 통로였다.

 

통로는 그 당시에는 사진을 남기지는 않았는데,

지나고 나서 두고두고 생각해봤을때 대단한 장식도 없는 깔끔한 통로가

단지 곡선 하나만을 가지고도 이렇게 신비롭고 아름다울수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참사회의실 측벽

타원형 돔

 

이 공간이 내게 매력적이었던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

하나는 붉은 벽 마감재와 군데군데 박혀있는 검은 대리석의 아름다운 색 대비

그리고 쏟아져내리는 햇살과 그 햇살을 받아 돋보이는 대리석 위의 금빛 글자였다.

 

다른 하나는 타원형 공간 그 자체였는데

이 공간에 들어가보고 나서야 원형 공간이라는건 인간에게 너무 완벽한 형태라는걸 깨달아버렸다.

타원 안에서 묘한 편안함과 동시에 알수없는 위엄까지 느껴졌다.

아주 공들여 만든 성광

 

목소리에 이끌려간 다음 방은 보물 전시실이었다.

이런저런 금박 보물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중에 이 성광이 제법 눈길을 끌었다.

로마에 누구 추기경이 쓰던걸 나중에 기증받았다고 했던것같다.

 

성광이라는 용어가 어색한 사람이 많을거다.

한국에 잘 없는 물품이기도 하지만 한자어이름이 조금 잘못붙어서 그렇다.

독어(혹은 영어도 비슷하다)로는 Monstranz, 라틴어로는 Ostensorium이라고 하는데

어원 자체가 두 단어 모두 라틴어로 '보여주다' 에 있으니 정확한 한자어번역은 '성체현시대' 가 맞다.

 

가운데에 잘 보면 있는 받침대에 성체를 끼워 보여주는 용도로 쓰인다마는

아마도 동양권에서는 용도가 친숙지 않은 상태에서 모양에 초점을 맞추고 번역된것같다.

 

사실 언제부턴가 시작된 재미있는 습관이 하나 있는데

성광을 구경할때 백제 금동대향로와 비교하는 버릇이 있다 ㅋㅋㅋ

아직까지 금동대향로보다 감동이 큰 성광을 찾지는 못했다 :D

놀랍게도 계단이 아니다

 

가이드 선생님이 드디어 히랄다탑에 올라가도 좋다는 사인을 주셨다.

다시 한 번 티켓을 보여주고 히랄다탑에 오르기 시작했다.

 

지금은 대성당의 종탑으로 서있는 히랄다(Giralda) 탑은 무와히드 왕조 모스크의 미나렛으로 지어졌다.

결국 용도 자체는 얼추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겠다.

 

놀랍게도 탑을 오르내리는 길은 계단이 아니고 경사로가 설치되어있다.

말을 타고 오르내리기 위해 이렇게 만들었다고 한다마는 이 안에서 말 돌리려면 엄청 힘들었겠다...

훗날 이사벨 여왕도 여기를 말타고 올랐다고 했던것같은데 기억이 가물하다(증말 벌써 왜그래).

 

경사로는 서른 네 개나 되지만,

하나하나가 그렇게 길지 않기도 하고 중간중간 나있는 창밖 풍경이 아름다워 크게 힘겹지는 않다.

(이 기억도 미화된걸까)

치즈케이크같아...

알카사르에 미련이 남았나

 

끝까지 다 올라가면 수도없이 많은 사람들과 함께 철창에 붙어서 탑돌이를 하게 된다.

네 방향 모두 풍경이 상당히 시원하고 매력적이기 때문에 좀처럼 속도가 잘 안붙는다 ㅋㅋㅋ

투우장 방향(서쪽)

대성당 오렌지정원(역시 서쪽)

세비야 구시가지와 메트로폴파라솔 방향(북쪽)

알카사르, 스페인광장, 세비야대학교가 모여있는 남쪽 풍경

싸지 않을것같은 호텔(너가 동쪽 대표다, 위에 치즈케이크가 사실 동쪽)

 

그렇게 사방을 다 둘러보고 나면 올라온 경사로를 다시 내려간다.

멍청한 나는 아직도 이런 층층이 이어주는 계단이나 경사로가 잘 납득이 안된다.

어떻게 돌덩이끼리 떠받치고 있으면서 또 그 많은 사람들까지 버텨내는거지...?

 

경사로 만큼이나 잘 납득이 되지 않는게 대성당 한중앙에 있다.

중앙 제단장식이 어으... 엄청 화려하게 서있었다.

예수님의 생애가 몇십 파트로 나뉘어서 조각된 다음 금박을 입고있었는데,

예수님이 여기에 오면 좀 한숨을 쉴 것만 같은 과함이 느껴진다.

중앙 제단장식

 

너무나도 내취향 아닌 주 제단... 

사실 독일이나 한국의 간결한 제단장식에 익숙해져서 그런지는 몰라도

대체로 화려한 스페인 성당 제단부가 좀 거슬린다 ㅠㅠ

그렇게 금칠을 해놓고는 잃을게 많아서인지 철창까지 쳐놓은것도 마음에 안드는 요소.

 

스페인에 가장 큰 불만중 하나가 성당들이 유명하건 아니건간에 입장료를 받는다.

당신들 물론 엄밀히는 아니지만 국교에 가까운 성당에 들어가는데 꼭 돈을 받아야겠어?

그 사실이 너무나 괴씸해서 스페인에 있는 기간동안 성당은 딱 세비야대성당 한 곳만 들어갔다.

(사그라다파밀리아 예약 안한거다... 못한거기도 하고...)

 

성당이란게 주요 문화재이기도 한 만큼 그 관리에 돈이 들어가는게 이해가 안되는건 아니지만

바이에른은 (적어도 내가 가본 모든) 성당이고 교회건간에 대부분이

누구에게나, 그리고 언제든 열려있다.

제단 뒤의 성가대석

 

음... 그 뒤에 성가대석은 또 무게감이 느껴지는 나무 색이 마음에들어서... ㅎㅎ

이랬다 저랬다 하는 내 마음...

주 제단을 뒤로하고 양 옆의 작은 제단들을 구경다니면서

 

뭐 이러나저러나 마음에 안드는 일부 요소들을 셈에 넣고도 위대한 공간임은 사실이다.

규모도 규모고, 고딕이 지배적인 공간 아래 수없이 뒤섞인 이 다양한 양식들이란게...

부속 제대들이 어지간한 성당 한 채 급

 

부속 제대들도 아름다운곳이 참 많긴 했다.

이쯤 되니 오디오 속에 가이드 선생님이 제아무리 설명을 열심히 해줘도

너무 많은 정보가 몰려든 탓에 피로도가 급격하게 올라가고 있었다.

동행분 얼굴에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ㅋㅋㅋㅋㅋ

히랄다 안녕!

 

오렌지 정원으로 나와 호다닥 히랄다탑 + 오렌지 사진을 남기고 튀어나갔다!

(나랑하 ! )

숙소로 가서 시에스타를 즐기기로 했다.

 

그리고 정말로 정말로 지쳐서 숙소앞 추러스(츄러스가 맞나?) 집에서 원기보충이 필요했다.

스페인 추러스는 진짜 극락이다...

특히, 그렇게 달지 않은 초콜릿과의 궁합이 환상적이다.

롯데월드에서 파는 추러스는 가짜였어(물론 그 나름 맛이 있다마는)

 

민박집 옆 골목에 있는 추러스집(Bar el Comercio)이었는데

알고보니 유명한 집이었다... 같은 공간안에 한국분들이 정말 많았다 ㅋㅋㅋ

그러때마다 나와 동행분은 대체로 침묵하는 습성이 있었는데

가뜩이나 더해진 피로때문에 더 조용했다.

 

근데 맛있는 집이라 다음에 세비야를 가면 또 가긴 할것같다 :D

 

 

한 두 시간을 내리 잤나?

일어나니 또 거짓말처럼 살살 출출해서 이층침대 위아래로 누워서

저녁 식사에 대해 의견교환을 시작했다.

 

누구 의견이었는지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대단한 성과였다.

스페인에서 먹은 음식 top3에 드는 끄로께따스를 입안에 모시게 되었으니 말이다.

 

Casa Ricardo antigua Casa Ovidio, 누구 집 누구집 정도 되는듯한 이름의 가게인데

관광지가 몰려있는 지역에서는 살짝 벗어나있어서 엄청 로컬한 느낌이 강하다.

해가 건물 뒤로 사라진 후에

 

북쪽으로 올라가는 길에 메트로폴 파라솔을 다시 만났다.

그 쨍하던 태양이 건물 뒤로 사라지니 파라솔 앞 광장이 플라멩고 공연장으로 바뀌어있었다.

 

응 나는 배고프다.

해질무렵 골목길

 

윗쪽 골목은 조금 더 사람사는 느낌이 강하다.

좁다란 골목을 잠깐 누비고 나서 드디어 가게에 도착했다.

 

거진 대부분의 손님들이 종업원들이랑 악수 내지는 포옹을 하는 이곳은 로컬 맛집이다.

그중에 화룡점정은 근무복을 입고 들어와서 바에 서서 크로켓을 먹는 경찰아저씨.

 

이건 만국 공통 맛집 인증이지...

 

타파스로 이런저런 요리들을 시켜봤다.

여기 크루즈캄포 맥주가 썩 내스타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빼놓을수는 없었다.

튀김요리인걸?

끄로께따스

사실 이게 진짜 맛있었다, 이거 이거 또먹고싶어 너무너무너무!!!! 으앍!!!

돼지고기 타파스

 

비싸긴 더 비쌌던 돼지고기... 맛있긴 했는데

역시 그냥 고기가 튀긴고기 앞에서 명함도 못내밀지...

가게에 걸린 하몽

 

숙소로 돌아가는 내내 방금 전에 마친 식사에 대해 끊임없이 얘기했던것같다.

임팩트가 상당했다.

 

포스팅을 잘 시간이 도래하기 전에 끝냈어야했는데 실패했다.

지금 이 순간 식욕이 머리끝까지 차올랐는데 어떻게 해야 그냥 침대로 갈 수 있을까...

 

조금 고민해봐야겠다.

세비야 대성당으로 가득하던 머릿속이 일순간 튀김냄새로 기름지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