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번째 산책] 마음이 모여 만들어진 바이에른의 성지, 알트외팅

동방박사의 날 키트

 

오늘 1월 6일은 아주 괜찮은 날인데, 바로 쉬는날이다.

직장이 있을때나 없을때나 빨간날에 설레도록 학습되어있는게 놀랍긴 하지만 여튼 좋다.

쉬는 까닭은 바로 이 날이 동방박사의 날(Heilige drei Könige Tag),

한국 가톨릭교회 언어로는 '주님 공현 대축일', 신교에서는 '주현절' 이라 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가스파르, 발타자르, 멜키오르 이 어딘지 친숙한 이름의 세 이교도 양반들께서

예수님의 탄생을 인지하고 경배하러 갔다고 마태복음에 기록된 그 날이다.

 

독일은 주별 자치권이 상당히 강한 연방제 국가여서 모든 연방주의 공휴일은 아닌데,

카톨릭이 강한 이곳 바이에른, 바덴뷔르템베르크, 작센안할트 주에서만 빨간날로 알고있다.

(종교 휴일에 디폴트 휴일까지 다 챙겨쉬는 바이에른 만세)

 

이 날엔 동네 쪼꼬미들이 동방박사처럼 분장하고 각 집을 찾아다니며 

동방박사 이야기를 들려주고, 축복의 메세지도 전해주고 하는데

가장 중요한건 집에 마법진까지 그려주고 간다 ㅋㅋㅋ

20*C+M+B+25

 

유럽생활 좀 해본 사람들은 집 대문 위에 20*C+M+B+25 이런 흰 글씨가 제법 친숙할텐데

이게 그 마법진이다 :D

 

C+M+B는 "Christus Mansionem Benedicat(주님, 이 집을 축복해주소서)" 의 약자이고

앞의 20은 2000년대임을, 뒤의 25는 올해 25년을 의미한다.

 

내가 이런저런 이유(오르간 오르간 오르간)로 미사시간 포함 왕복 두 시간 반을 쏟아가며 다니는

뮌헨 시내의 장트 미샤엘(St. Michael) 예수회 성당에서

어제 주일 밤 미사가 끝나고 신자들에게 Dreikönige-Beutel(동방박사 키트)를 나눠줬다!

 

키트에는 향과 석탄, 분필 한 자루가 들어있다.

석탄에 불을 피워 달군다음 향을 올려 성당에서처럼 직접 축복하고 

분필로는 저 마법진을 새겨넣으면 되는 훌륭한 키트로

나처럼 공동주택에 살아서 쪼꼬미들의 방문 가능성이 적은 사람에게 안성맞춤이다.

쾰른대성당 주 제단 뒤의 동방박사 유해

 

우리에게는 동방박사의 날이 그저 그런 날이지만 유러피언에게 동방박사의날은 제법 중요한날인데

심지어 일부 지역 어린이들은 산타 선물을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이 날에 받기도 한다.

 

나에게는 약간의 의미가 더 있긴 하다.

교환학생을 했던 쾰른, 쾰른대성당 주 제단 뒤엘 가면 황금색 상자가 하나 있는데

바로 동방박사 세 명의 유해가 모셔져있는 성유물함이다.

 

의도치않게 또 얘기가 길어지는게 걱정스럽지만 시작한김에 끝을 보자.

원래 동방박사 유해는 밀라노에 있었다고 한다.

그걸 여기 쾰른으로 가져와버린 인물이 있는데 ㅋㅋㅋ

이미 몇번 언급한 적 있는 비텔스바흐의 은인, 프리드리히 바르바로사 신성로마제국 황제다.

 

당시 밀라노 코뮌도 명목상으로는 신성로마제국 봉토였는데

그래서 적어도 바르바로사 황제 시절에는 황제가 밀라노에도 (세금정하러)원정을 다녔다.

 

붉은 수염 황제가 하인리히 사자공 철퇴놓고 바이에른을 비텔스바흐에 준것만 봐도 보이지만

이 사람 한 가닥 하는 양반이었다.

밀라노애들은 원래가 독일쪽보다는 그래도 지중해랑 가깝기도 하거니와

신성로마제국 본토와 원체 멀어서 아주 반항적인 녀석이었는데,

바르바로사가 살살 채찍질을 좀 하려고 하니 아주 제대로 반기를 들어버린다.

 

바르바로사, 군대로 밀라노를 그냥 먹어버리는데

그러면서 이 원정에서 자기편을 들어준 쾰른 대주교에게 동방박사 성유물을 쾌척한다.

(쾰른 대주교가 그 당시 이탈리아 왕국 재상직을 겸임해서 세금협상에서 중재자 역할이었다)

 

그래서 쾰른중앙역 앞 대성당을 갈때마다 동방박사 유해를 매번 봐왔던 내게는

약간읜 특별한 날이라고도 할 수 있는거다  ㅋㅋㅋ

 

그래서 한창 에스파냐 여행기를 쓰고 있던 요즘이지만

잠깐 가톨릭 성지 산책일기를 한 편 섞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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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늘의 목적지는 알트퇴팅(Altötting),

그리 많지않은 한국어 포스팅들에서는 주로 '알퇴팅'으로 소개되는 곳이다.

(알트-외팅, 노이neu-외팅으로 구분되는 마을이라 알트외팅으로 읽어야 맞음 ㅠㅠ)

 

알트외팅은 뮌헨 기준으로 동쪽 근교에 위치해있다.

뮐도르프(Mühldorf)까지 RE40을 타고 가서 Burghausen 가는 RB42를 타고가다가 내리면 된다.

부르크하우젠도 벌써 작년 가을에만 두 번을 다녀온 좋아하는 마을인데 포스팅이 너무 밀렸다.

눈 한 송이 없이 만들어진 풍경

 

독일의 겨울은 지독하게 습하다.

아침에 롤라덴을 걷으면 어쩌다 하루 빼고는 자욱한 안개 말고는 보이는게 없는데

해가 뜨기 시작하면 조금 물러가는 척을 했다가 

(그나마 운좋은 날에는) 해질녘이면 어김없이 다시 안개가 몰려드는 그런 곳이 독일이다.

 

그런 습기 덕분에 요며칠 눈 한송이 맞아본 기억이 없는데도

온세상 가득한 상고대 덕분에 화이트 크리스마스도 맞았었고, 이 산책날도 세상이 온통 하얗다.

 

그나저나 저날 산책을 결심한 이유는

모처럼 뮌헨-알트외팅 일대에 오후 내내 파란 하늘이 보일거라는 예보 때문이었다.

교통의 요지 뮐도르프에서

 

오케이, 일단 뮐도르프에 도착해서 환승을 할때까지만 해도 안개에 덮여있다.

아직 알트외팅 가려면 30분정도 남았으니 그 사이에 갠다는건가보군 싶었지...

(독일 일기예보를 그래도 신뢰하는 편이다)

단아한 느낌의 알트외팅 역

 

알트외팅 기차역은 벽돌로 지어져 단아한 느낌이 든다.

2020년 '올해의 기차역' 상을 수상했다는데, 물론 약간 돌려먹기성 상이겠지만 납득이 된다.

무엇보다도 훌륭한건 아주 깨끗한 무료화장실이 있다는거다.

미니 스케이트장도 있는 알트외팅

 

역 앞에는 미니 스케이트장도 있다.

도착했을때는 아무도 없더라니 다시 뮌헨으로 돌아가려니 동네 주민들이 바글바글 했다.

(그나저나 지금보니 시계가 고장났네)

알트외팅이 나름 우리로 따지면 군청소재지 같은 주변 도시, 마을들을 거느리는 곳이다.

휑한 시가지

 

역에서 나와 10분이 살짝 안되게 시내 방향으로 걸어들어가는데

이렇게나 사람이 없을수가... 사람이 엄청나게 몰려드는 독일 최대의 가톨릭 성지랬는뎅...

토요일 오전은 종교에 할애하는 시간이 아니긴 하지.

 

알트외팅 순례지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해보자면,

일단은 기도의 중재자 성모님에 대한 신심이 모여 형성된 곳이다.

성지가 된 가장 직접적인 계기는 1489년 세 살배기 아이가 물에 빠져 죽었는데,

아이의 부모가 마을 한가운데 Gnadenkapelle(자비의 예배당) 성모상 앞에 아이를 뉘여놓고

성모님께 기도를 드렸더니 다시 살아돌아왔다는 전설이다.

(카더라에 따르면 사제의 길을 걸었다고 함)

 

그로부터 기적과 도움을 청하는 자들이 이곳에 와 기도를 드리기 시작했다는데

그렇게 신도들의 마음과 믿음이 모여 형성된 나름 자연스러운 성지다.

(유럽 성지들은 좀 드라마틱한 곳들도 많아서 이정도면 매우 자연스러움)

 

자비의예배당 성모상의 이름은 검은 성모상인데

사람들이 기도를 너무 많이한 나머지 초와 향에서 나오는 연기에 그을린 탓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전해지기로는 알트외팅이 바이에른 가톨릭에 중요한 곳이라고는 한다.

7세기가 끝나갈무렵 당시 테오도스 2세라는 공작이 바이에른인 최초로 세례를 받고

여기 알트외팅에 예배당을 올렸다는데,

지금에야 깡촌중의 깡촌이지만 당시 알트외팅은 Salzach와 Inn 두 개의 강이 만나는 요충지였다.

(당시에는 뮌헨도 제대로 없었으니깐)

 

팅 이라는 이름만 놓고 봐도 고대시절부터 중요한 장소였을 가능성이 높다.

인근지역 게르만 부족들이 모여서 중대사안을 논의하던 회의체가 '팅' 이었는데,

지역명이 '팅 '으로 끝나는데 지금엔 별볼일이 없으면 그냥 안타깝게 생각해주면 된다.

Kapuzinerkloster St. Magdalena

 

성지의 도시답게 시내 곳곳에 과할정도로 성당 범벅이다.

일단, 바로 위 말고 그 앞 사진을 보면 흰 예배당이 틸리 예배당, 

그 뒤의 벽돌 고딕성당이 성 필립&야곱 성당이고, 

위에 보이는 노란 건물도 수도원에 딸린 또 다른 성당이다.

 

한 공간에 너무 많은거 아냐...?

지독하게 많은 성당 첨탑들

 

그리고 그 모두의 구심점에 있는게 바로 Gnadenkapelle(자비의 예배당).

제일 중요한 그나덴 카펠레를 둘러싼 큰 공원을 다시 한 번 성당들이 둘러싸고 있는 형태다.

인터넷에서 옛날 엽서를 찾았는데, 그 당시에는 공원 대신 찻길이 있었다.

 

공원이든 찻길이든간에 아직까지도 안개는 물러갈 생각이 없어보인다.

뭐 괜찮아... 오늘은 어디 걸을생각은 전혀 없으니깐... 지독하게 추운 날이었다.

베네딕토 16세 왔다감

 

독일인 최초의 교황 베네딕토 16세(우리의 소년 라칭거)도 다녀갔다는 동판이 있었다.

왜 아니겠어... 베네딕토 16세는 이곳 근처 마을인 Marktl am Inn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이미 이전 포스팅에서 썼다싶이 사제서품 첫 미사를 트라운슈타인에서 집전했다.

Gnadenkapelle

 

자비의 예배당(혹은 은총의 예배당)은 지금은 고딕 성당같이 생겼는데

처음 지어질 당시에는 끄트머리에 있는 팔각형 건물로만 지어졌다고 한다.

알트퇴팅이 중요한 성지가 되고 훗날 증축한 예배당이다.

 

일단 여기는 예배당으로 들어가기 전에 먼저 예배당 회랑을 한 바퀴 돌게 된다.

벽과 천장을 가득메운 봉헌판

 

벽과 천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저 액자들은 봉헌판 이라고 하는거다.

이곳에서 기도하고 은혜를 입은 사람들이 감사하다는 마음을 담아

자신의 이야기를 그리거나 써서 붙여놓는거다(물론 봉헌금도 함께겠지?).

 

아이히슈테트에서도 많다고 생각했는데, 여기는 정말이지 처음보는 규모.

한쪽에는 십자가들도 놓여있다

 

벽 한구석에는 십자가들도 놓여있다.

큼지막한 나무십자가들인데 이걸 짊어지고 예배당을 돌며 기도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기도하고 나서 두고가면 다른 사람들이 이렇게 다시 쓰고 그런다고 한다.

 

나에게는 나무십자가나 봉헌판이나 다 조금 과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큰 상처가 가슴에 새겨진 사람들의 마음을 내가 어떻게 감히 헤아리겠나 싶다.

저 날도 몇개 봉헌판을 들여다보고 있는 와중 옆에 계시던 아주머니 한 분이 갑자기

왈칵 소리내어 울음을 터트리고 마셨다.

 

모두의 마음에 평화가 깃들길...

서쪽에서 바라본 예배당 정면(입구 안열림)

 

사실 예배당 안에서는 기도하는 사람들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사진을 찍지 말걸 권고하고있다...

많이 찔리긴 하지만 알트퇴팅을 좀 알려볼까 하는 마음에서 

정말 주님 말고 아무도 나한테 시선을 두지 않을 타이밍을 틈타 딱 두 번 사진을 찍었다.

(유럽카메라는 소리도 안난다)

예배당 전실

팔각 예배당에 놓인 검은성모상

 

사실 예배당 안은 나에게는 조금 무섭다.

어두운 와중에 가운데에는 온갖 봉헌초가 세워져있고 

빼곡한 봉헌판과 간간이 서있는 성상들이 조금은 으스스한 느낌도 든다.

 

사람들은 점점 더 몰려들었는데 대개는 무릎을 꿇고 간곡히 기도드리다가 돌아가곤 했다.

검은 성모상은 예배당 전실을 지나 또 안에 들어가면 있는데 듣던것처럼 거뭇거뭇하다.

나도 내 종교이니만큼 마음을 담아 기도하긴 했다.

말 그대로 '마음'이 모인 곳(내가찍은거 아님)

 

사실 내가 여기에 오게된건 성지순례 차원이라기 보다도 성모님을 둘러싼 은 단지 때문이 크다.

저 은항아리들에는 바이에른을 지배한 인물 28인의 심장이 담겨져있다.

바깥에 보이는 것들은 모두 비텔스바흐 왕가(공작가) 일원들의 심장들이고,

비텔스바흐 가문 이외 13인의 심장은 따로 보이지않는 곳에 보관되어 있다.

 

알트퇴팅을 성모신심이 모인 곳, 즉 마음이 모인곳이라고들 많이 하는데

다른 의미에서는 말 그대로 마음(心)이 모인 곳이기도 하다.

 

바이에른의 지배가문 비텔스바흐는 알트퇴팅을 정말 끔찍하게도 소중하게 여겼다.

나란히 서있는 성 필립 야곱 성당

 

밖으로 나와 나란히 서있는 Stiftpfarrkirche 성 필립 야곱성당으로 향했다.

그 앞에는 순례자들을 대상으로 성물들을 파는 성물방들이 여러곳 있다.

이곳도 역시 고딕성당

 

크리스마스가 지났지만 아직 성당들에는 트리 장식이 여전하다.

이 장식은 동방박사의 날이 지나면, 그러니깐 오늘이 지나면 아마 치워질거다.

공들인게 느껴지는 성당이다

 

그나덴카펠레는 아주 작아 대규모 미사에 부적절한만큼 

천주교 의전사제단은 이 성당에 머무르면서 대미사를 집전하는 곳이다.

그런만큼 공을 들인게 느껴지는 훌륭한 고딕 성당이다.

2차대전 전사자 추모비

 

역시 독일 대성전이라면 꼭 있어야하는 2차대전 전사자 추모비도 성당 뒤편에 마련되어있다.

그런데 이 성당에 눈길을 끄는 추모제단은 따로 있다.

Rastkapelle에 있는 희생자 추모비

 

이 대성당에는 아까 마을 초입에서 본 틸리 예배당을 포함해서 총 네 개의 부속예배당이 있는데

그중에 Rastkapelle에 있는 희생자 추모비에 얽힌 이야기가 좀 특별하다.

 

벽에 써져있는 April 1945에서 알 수 있듯 2차대전 말엽이다.

지역 행정관(Landrat)이던 Josef Kehrer와 일부 동료들에게 이 알트퇴팅이라는 마을은

너무나도 소중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곳이었나보다.

 

독일의 패색이 짙어지고, 미군이 이미  나치의 본거지 바이에른을 '해방' 시키고 있을 저 무렵

이들은 미군의 진군 과정에서 교전으로 인해 성지가 파괴될것이 너무 우려스러웠다.

(물론 반 나치 활동도 하는 단체긴 했다)

4월 28일 믿을만한 사람들을 조금 모은 이들은 관청을 점거하고 SS를 구금했다.

목표는 알트퇴팅 성지를 훼손되지 않은 채로 미군 관리아래 넘겨주는것.  

 

아무리 나치가 패색이 짙다 한들 이정도 소규모 반군에 휘둘릴 집단은 아닌지라

그날 바로 노이외팅에 있던 SS장교 일부와 인근 부대에 의해 진압,

주모자 Kehrer 등 일부는 자살하고 도망가지 못한 일부 시민들은 총살당한 사건이 있었다.

 

그리고 5월 2일 미군은 우여곡절 끝에 항복한 알트퇴팅에 무혈 입성하게 되었다.

(항복하는 과정에서도 장교들이 항복을 요구하는 민간인들을 일부 총살했다)

그런 사유로 저 벽에는 '신앙과 고향' 을 위해 스러진 자들을 위한 공간이라고 써있다.

성당은 역시 거대한 공동묘지...

 

틸리(Tilly) 예배당으로 가는 회랑은 묘지에 가까웠다.

다양한 묘비들이 벽에 박혀있다.

틸리 예배당

 

그렇게 틸리 예배당에 도착하면 전혀 예상치 못한 지하로 가는 계단이 있는데

저 공간 때문에 이 예배당의 이름이 결정된거다 :D

바로 틸리 가문의 관이 안치된 곳

 

계단 밑에 있는 작은 공간에는 관 다섯 개가 뉘여있는데 모두 틸리 가문 일원의 것이다.

개중 제일 중요한 한 개는 심지어 두개골 부분이 유리로 되어있어서 인사도 할 수 있다...

별로 이런걸 좋아하지는 않지만 또 뚫려있는 유리구멍을 안볼 수도 없고 해서...

예배당 한쪽 제단에 또 성인 유해가 있다

 

예배당 한쪽 제단 앞에는 또 뼈가 한 개씩 들어있는 성물함이 있는데

어떤 성인인지는 잘 모르겠다... 

가끔 유러피언들의 신앙의 모양새를 보면 좀 꺼림찍할때가 있단말이지...

 

확실히 동양 문화랑은 안맞긴 해 ㅋㅋㅋㅋ

오페르트한테 남연군 묘 도굴당할뻔한 흥선대원군의 극대노가 생생히 느껴진다.

Tod von Eding

 

그나저나 성당 출입구 쪽 시계 위에는 낫을 든 해골이 하나 돌고 있다.

페스트가 창궐하던 시기에 만들어진 이 시계장식은 역시 '메멘토 모리' 를 일깨우는걸거다.

성당을 나오자마자 보이는 건물, Landratsamt

 

성당을 나오자마자 문제의 그 행정관청이 보인다.

저기를 나치에 대항한 사람들이 점거했었고 결국 저 곳에서 좌절을 느끼며 자살했겠지...

St. Anna

 

마지막 메이저 성당 성 안나 바실리카다.

사이즈로 보면 이곳 알트퇴팅에서 가장 큰 성당으로 바실리카로 공인받았다.

 

아 그나저나 안개는 결국 개지 않기로 마음먹은것같았다.

이 시간까지 안개면 그 날은 그냥 하루종일 흐린 날인데 ㅠㅠ

제단 트리장식이 아주 아주 예쁨

부속예배당 천장

 

군데군데 물론 차이점이 제법 있지만 제단부가 특히 내가 즐겨가는 미카엘 성당과 유사하다.

흰색 심플한 회벽에 제단에 살짝만 힘준게 전형적인 바이에른 성당이다.

그래도 비텔스바흐 왕가에서 신경써서 만든 곳이라 그런지 곳곳이 고급지긴 하다.

 

기차 시간이 있어 찬찬히 둘러보지 못한게 조금 아쉽다.

나가려는데 이래 멋지기 있는건가

 

서둘러 성당을 떠나려는데 출구 쪽에서 바라본 성당이 또 멋있어서 더 아쉬웠다.

특히, 제단부 천장 채색이 내 발목을 붙잡는 기분?

성당 앞에는 프란체스코 수도원도 있다

 

안나성당 앞에는 또 프란체스코 수도원도 있다.

카톨릭 관련해서 모든데 이 조그만한 도시에 몰려와있구나...

안개는 더 심해진다

 

다시 광장으로 올라오니 안개가 슬슬 땅 낮은 곳으로도 깔리기 시작한다.

일기예보 이녀석한테 오늘만큼은 제대로 당했군...

그리고 기차역에선...

 

그리고 기차역에선...

승강장 끄트머리도 겨우 보일락 말락한 독일의 일반적인 날씨로 돌아왔다 :D

 

아무래도 역시 스페인 포스팅으로 돌아가긴 해야겠단말이지...